귀족 그만둡니다, 서민이 되겠습니다/77. 행운의 처녀

귀족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가게가 많은 거리에서는 레디 앤로서 가지색 왕궁 여성 사무관복에 우산을 양산을 들고 간다. 서민적인 거리에서는 아샤로서 튜닉에 바지라는 가벼운 복장으로 간다.

요 근래 왕도 산책은 이런 식이란 뭐어 압도적으로 아샤로서 서민적인 거리에 가는 경우가 많지만 웰러 대장과 함께 거리를 돌아다녀 내 얼굴은 좋든 나쁘든 대장의 지인으로 인식되어 일단 환영받는다. 같이 안간 거리에 가도 거리를 걷는데 익숙해진 탓인지 부담되지 않고 주민들처럼 걸을 수 있다…… 라고 생각하고 싶다.

처음이야말로 루덴스 저하 일행에게 갈 장소를 지정받고 '이거 사와' 상태였지만 내가 쓴 보고서 시점이 흥미롭다 따위의 이유로 지금은 내가 마음가는 대로 왕도의 이런 저런 지구를 보며 걸어다닌다. 일단 저하 일행의 메모에 있던 지구를 신경쓰지만.

위엄하니까 들어가지 않는 지구나 장소는 아직 있지만 처음과 비교하면 왕도의 꽤 만은 곳을 방문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나. 루덴스 저하 일행에게 줄 선물도 유명 고급 가게의 과자를 시작하여 지금은 서민적인 간식을 사서 가는 경우도 있다. 서민적인 간식이라고 하면 군침도는 군 고구마를 사고 돌아간 적도 있는데 의외로 시녀들에게 호평받기도 했다.

응, 최근에 왕궁 안에 있는 시간보다 외출한 시간이 긴 듯하다.

왕도치안상담부실에서 차를 마실 떄 들은 것에 따르면 란셀님의 찍어논 기사는 순조롭게 자라 글글 수습 기사에서 정기사로 승격할 수 있다던가… 레이야드님이 찍은 낭자는 외교사절단의 인원으로 선택되었다던가, 왕궁을 비롯해서 악단에서 솔로 연주를 피로했다던가…

나와 같을 쯤에 루덴스 저하 일행이 눈독들인 사람들은 순조롭게 성과를 발휘한 듯하다. 란셀님이나 레이야드님이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한다.

근데 나는?

왕도의 주민(서민이지)에게 곤란해 하는 것을 상당받아 저하 일행에게 보고하거나 거리 안에서 수선하면 좋은 곳을 발견하여 전하는 것뿐이다. 뭐어 왕도 주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 이외에도 그런 보고를 위로 올리는 일을 하는 사람은 있다고 생각하는데.

루덴스 저하 일행의 서류를 정리하여 하기도 하지만 그 레벨의 일은 다른 사람이라도 충분히 가능할 테고. 로베르트님은 날 누군가에게 자랑해 주는 걸까? 나를 향해 감사하는 망이나 칭찬하는 말을 주는 아쉽지만 없지만, 현재 상황이다.

◇◇◇

"왕도에 너무 와서 최근 휴일에는 빨래랑 방 청소로 다 보낸다니까"

오늘도 혼자서 익숙해진 서민적인 거리로 다시 나갔다. 빨래를 걷거나 대로에 놓인 화단을 손질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면 말이 흘렀다.

신경쓰이는 '친절한 훈남'과는 그로부터 만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라며 나도 가능한 곤란한 사람을 볼 때는 친철하게 도와주었다. 어째선지 그에게 다가간 기분이 들지 않는가. 잡다한 거리의 소란과 장인들이 만들어낸 큰 소리가 왕도 거리에 활기를 불어준다.

사람과 엮이는 것으로 나는 자신을 되찾았다. 사람의 다정함을 알았다. 이번에는 내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소박한 알록달록한 사당이 어제 내 손에 들어온 선물이다. 밝은 곳에서 본 로베르트님의 눈동자 색과 살짝 닮았다. 노린 건 아니지만. 유리 그룻에 '동글동글' 사탕을 옮겨 다과 시간에 먹을 과자로 먹기로 했다. 왕궁치안상담부실에 재실한 루덴스 저하와 친구들에게 차를 우린다. 나는 모두가 쓴 메모를 정리하는 일이 쌓였기에 사무상에 돌아와 차를 마셨다.

"최근 왕도에 퍼진 '행운의 처녀'란 소문은 아나?"

'응? 나 아직 들은 적없는데 루렌스 저하,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시작하다니 별로 좋지 않은 예감만 드는데'

"네이밍 잘했지. 친절한 훈남과 쌍을 이루는 좋은 어조가 좀처럼 안 떠올라서 말이지, 고생했어"
"레이야드, 그대가 흘린 소문이냐"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하나. 원래 어느 여자 아이와 만나고 친절하게 도움을 받는다던가 망가진 것의 수선이 빨라진다는 소문이 있었어. 그러니까 이왕이면 좋은 이름을 붙이는게 더욱 그녀의 이미지를 향상시키잖아"

레이야드님은 내가 있는 방향을 보곤 윙크를 했다. 어, 에엑~?! 설마 행운의 처녀란게 날 말하는 거야?! 무슨 그런 창피한 이름이야! 마음 속으로 동요하면서도 표정을 안 바꿀 자신이 있던 내 귀가 빨게졌단 자각이 있다. 분명 새빨갛겠지.

"처녀의 얼굴이나 모습은 특정할 수 없도록 했으니까 누구인지는 일부밖에 몰라. 그녀가 안심하고 왕도를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면 고맙겠어"
"재주가 좋네 역시 란셀"

"대처가 됐다면 그를 특정하는 것도 좀 더 진척한 건가…… 레디 앤, 뭔가 정보는 더 없나?"

갑자기 내게 이야기를 돌려도 보고서 이상의 정보는 손에 없습니다. 로베르트님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본다. 이제 진정했으니까.

"'친절한 훈남'의 정보가 좀 더 갖고 싶다만 좀 처럼 안 들어와서 말이지. 그렇다 해서 고작 이런 일에 인원을 배치할 수는 없고"

루덴스 저하의 푸른 눈이 반짝이며 나를 자비없이 꿰뚫는다. 윽…… 예, 예~ 정보를 좀 더 모으란 거죠. 내게 듣고 오라고.

"왕도의 치안은 지킨다. 인프라도 정비한다. 주민에게 오락도 제공한다. 하지만 왕도 주민이 지내는 일상의 불만에는 대처가 바로 안된다. 행운의 처녀들이 열심히 해주면 솔직히 고맙지"
"사랑하는 처녀와 그의 재회가 아직일 줄은, 신도 꽤나 심술궃어. 이번에는 노래라도 만들까. 분명 유행할 꺼야"
"저번에 만났던 지구을 중심으로 걷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거기 치안이 그다지 안좋단 말이지. 낭자 혼자서 걷기에는 주의가 많이 필요해. 위사에게 우선적으로 순찰하라고 지시 내려둘께"

여러가지 고민해주는 건 좋지만 어디까지나 내가 찾는다는 건 변하지 않지. 바쁜대다 입장 상 직접 못 움직인다는 것도 알지만, 살짜 너무 일을 떠미니까 짜증난다. 무서운 기억이 있는 곳에 또 가는 거야. 혼자서, 그야 왕도를 산책하는 건 익숙하지만…

나는 알록달록한 사탕을 하나 손에 쥐고 입 앞으로 넣자 와드득 와드득 소리를 냈다. 무의식적으로. 의외란 듯한 표정으로 루덴스 저하와 친구들이 나를 돌아본다.

내가 치안이 나쁜 지구에 몸을 지킬 방법을 열심히 궁리했다. 아랫마을을 산책하는 게 늘어난 탓인지 내 행동은 이전보다 꽤 나빠진 듯하다.

"뭐어, 쟤라면 어떻게든 찾아내지 않겠어?"

멍하니 중얼거린 로베르트님의 말이 왕도치안상담부실에 작게 퍼졌다. 기대는 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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