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부를 위해서라면 나는 어쩌면 마왕도 쓰러트릴 수 있을 지도 몰라/01. 이제까지

아마 처음부터.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사랑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정말로 희미한 감정이었다. 그래도 좋아한다는 것에 의문을 품을 필요도 없을 정도로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유일하게 믿을만한 존재인 아버지를 잃고서 마수나 짐승이 활보하는 '숲' 안에서 음식을 찾는 것조차 되지 않아… 죽을 때만을 기다리는 나를 찾아준 그 사람.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아, 이종족인 아이를 구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다정하게 안고 구해준 사람.

고향에서 쫓겨나 뭐 하나 지닌 것 없는 나에게 아쉬울 것없이 많은 것을 주었다. 어째서 이렇게 다정하게 해주는 것일까? 영문을 모를 정도로 나를 많은 것들도 채워주었다.

그나 나를 보는 다정한 눈은 '작은 우리 딸'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라티나'라는 이름으로 불러주는 것만으로 행복하여 어쩌면 알고서 해준 거겠지. '귀여워'라고 말해 줄 때마다 그에게 귀엽다고 여겨질 여자 아이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정말 좋아해'가 그의 '정말 좋아해'와 다른 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이였던 내 말은 잘 안 전해져서. '특별'하다는 말도 제대로 전해졌지만. 그래도 아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와 나의 나이 차이는 크니까 까치발을 서도 닿지 않아서. 하지만 포기할 수 없어서.

그러니까

"언젠가 그때가 될 때까지 계속 있자"
"데일?"
"우선 오늘은 여기까지로 괜찮을까? 네가 좀 더 큰다면…… 제대로 말할 테니까"

그 약속을 받은 떄는 정말로 기뻤다.

그리고 제대로 약속을 지켜준 때는 정말로 죽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한 정도였어.

그런 살려준 청년을 사랑한 작은 아가씨(딸)가 마음을 키우며 성장하고, 이윽고 어른이 되어 마음이 통한……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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