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 있는 접수대에서 수험번호가 써진 종이를 받고 시험장인 강당까지 둘이서 걷는다. 마술과 시험장에 도착하여 둘이 나란히 앉았다. 교탁 앞에 마력 측정을 위한 수정 몇 개가 있고 각각의 수정 앞에 시험관이 앉고 시험이 시작했다.

“8번, 앞으로”
“다음, 16번”

차례대로 수험생이 불려 수박정도의 크기의 수정에 손을 갖다대면 시험관이 결과를 종이에 쓴다. 측정은 간단하게 끝나는 것듯 수험생 줄은 순식간에 줄어든다.

“다음, 126번”
“127번은 이쪽으로 오세요”

측정은 쓱쓱 진행되어 드디어 루나와 메아리 차례가 왔다. 번호는 메아리가 126번이고 루나가 127번이다. 공평함을 보이기 위해서 시험관은 수험생의 이름을 알지 못하게 정해져 있다. 루나가 수정에 손을 두고 시험관의 지시대로 힘을 넣자 투명한 수정 속에서 주먹 정도 크기의 검은 무언가가 생겼다.

“규정보다 많은 마력을 가지고 있음. 속성은 어둠인가”

시험관이 중얼거리며 종이에 결과를 적는다. 다 적은 종이를 루나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시험장에서 나가 5번 방으로 들어가세요. 거기서 마력조작 시험을 합니다”

아무래도 마력측정은 클리어한 것같다. 애초에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무심결에 긴장한 듯 루나는 ‘후우’하며 한숨을 뱉는다. 인사하고 시험관에게 측정결과지를 받은 후에 메아리는 어떻게 되었는지 옆 부스를 본다.

“어라?”

우선 눈에 들어온 건 쩍하고 갈라진 시험용 수정. 그리고, 그 눈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메아리의 모습이었다.

“아…… 역시”

그 상황을 보고 단숨에 무슨 일이 일었났는지 어림한 루나는 그대로 시험관에게 지시받은 대로 시험장 출구로 향했다.

“루나 잠깐!?”

등 뒤에서 믿을 수 없는 걸 봤다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도대체 루나가 어찌하라는 걸까.

* * * * *

결국, 관계자가 가까이 있다는 걸 안 시험관이 명백하게 안심한 얼굴을 해서 도망갈 수 없게 된 루나는 메아리에게 대충 사정을 듣는다.

“역시. 메아리님의 마력이 너무 컸다, 는 거죠”
“그렇다니까”

한 눈에 어림한 것이 사실이여서 루나는 무심코 한숨을 쉰다. 뭐, 메아리가 귀족이라는 것을 학원측에 전한 후이기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시험관이 말하는 바에 따르면 메아리는 뒤에 마력폭주를 대비한 방에서 2차 시험을 치른다고 한다.

“뭐, 힘내세요”
“너무해!?”

그렇다고 하지만 메아리가 지닌 막대한 마력는 루나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거기에 우리 신분은 밝혔기 때문에 학원측도 메아리를 막 대하지는 못할 것이다. 학원 직원에게 맡기는 편이 좋은 게 당연하고 그 이외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무자각 하이스펙도 다소 자각하면 좋겠지, 라고 루나는 시험관에게 맡기고 재빨리 자신이 안내받은 시험장으로 향했다.

* * * * *

시험을 끝낸 후. 루나가 마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자 마부석에서 책을 읽으며 기다리던 앨런이 손을 흔들며 맞이했다.

“루나인가. 시험은 어찌됐어?”
“합격했어요, 아마”
“그건 다행이네……그런데, 아기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만, 어찌된 거야?”
“그게 살짝 문제가 있어서”

루나의 대답에 앨런은 어찌된 걸까, 하며 이마를 찌푸린다. 루나가 평상시 시녀 모드이기에 긴급사태일 리는 없을 테지만, 루나가 메아리 옆에서 떨어진 것은 진기하다. 그런 앨런에게 루나는 마력시험에서 일어난 일을 짧막하게 전한다. 루나에게 전부 들은 앨런은 이해했다는 듯이 한 번 끄덕였다.

“그렇군. 그러니까 내가 있는 곳에 일단 돌아온 거냐”
“예”

외견은 그저 소녀인 루나보다도 자경단을 나타내는 문장을 지닌 앨런이 직접 맞이하러 가는 편이 메아리에게 제대로 된 비호자가 있다는 것을 보여서 억제력이 될 수 있다. 루나을 겉모습만 보고 깔보는 사람이 많지만 그걸 노린 것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은 뭐, 역할분담이다.

“그런데 놀라지 않네요”

깔끔하게 이해하고 침착한 앨런을 신기하다고 생각해서 루나가 앨런에게 묻는다. 시험관이 반응한 것을 봐도 측정불가능한 마력이라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소식이라고 생각하지만. 마부석에 기대어 놨던 검을 들며 앨런이 정말 당연한 듯이 답했다.

“뭐, 그러니까. 우리 아기님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같으니까”
“확실히……”

질문은 해보았지만, 자신도 그다지 놀라지 않던 건 부정할 수 없는 루나였다. 앨런이 마차를 끄는 골렘 말 등을 두 번 두들겨 휴면시킨다.

“미안하지만 잠시 마차를 지켜봐 줄 수 있을까”하며 옆에 있는 마차에서 흡연하던 마부에게 말을 걸자 “알았어! 자경단 청년!”이라며 기세 좋게 대답해 준다. 그것을 들은 앨런은 한 번 끄덕이고 루나 쪽을 바라봤다.

“그래서, 아기님는 어디에 있어? 파악은 하고 있는 거겠지?”
“슬슬 실기 시험이 끌날 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죠. 저 건물입니다.”

라며 루나는 살짝 떨어진 장소에 있는 건물을 가리킨다. 앨런이 루나가 가리키는 방향을 본… 순간, 눈부신 섬광과 함꼐 루나가 가리킨 건물이 한쪽이 날라갔다. 잠시 늦게 쿠웅, 이라는 땅이 울리는 듯한 저음이 두 사람의 몸을 흔들며 옆에 있던 마부가 무심코 담뱃대를 떨어트렸다.

“……”
“……”

앨런과 루나는 천천히 얼굴을 마주보고 루나가 느긋하게 고개를 저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말을 하지 않다고 서로 의미는 전해진다. “설마, 저거 아니겠지……?”하자 “아쉽지만……”이다.

메아리를 잘 아는 사람으로서 뭐가 일어났는 지를 헤아린 두 사람은 모여 깊은 한 숨을 뱉고 폭발이 일어난 건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