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이 일어난 건물로 앨런이 달려가보자 그곳에는 훨씬 더 사람들이 모여 있고 멀리서 모습을 지켜보는 구경꾼으로 시끌벅쩍한 상황이었다. 앨런은 그런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서 살짝 떨어진 가로수에 다가가 그 나무줄기에 자연스럽게 등을 맡긴다.

“안쪽 상황은?”
‘폭발이 일어난 곳은 3층 서쪽에 있는 방입니다. 아기님과 시험관같은 사람이 몇 명. 아기님는 괜찮은 것같습니다만, 시험관 한 명이 기절해서 그를 간호하고 있는 것같습니다.’

혼잣말인 듯 보이는 앨런의 질문에 대답을 한 것은 ‘영둔’을 사용하여 먼저 달려가 건물 안 상황을 파악한 루나다. 루나의 보고를 듣고 앨런이 후우, 우선 안심하여 숨을 뱉는다.

“아기님에게 상처는 있었나?”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습니다. 무사합니다.’

앨런은 달리던 도중에 어느샌가 모습이 안보이는 루나의 행방을 파악하여 나무에 걸친 그늘에서 그림자 안에 있을 터인 루나에게 눈에 띄지 않게 정보를 얻으려고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곳에 루나가 있었다. 두 사람이 달리고 나무 그늘에서 이야기할 때까지 두 사람 사이에 한 마디의 대화는 없이 서로가 서로 할 수 있는 최선을 생각해여 행동한 결과로, 훌륭한 연계였다.

“아기님에게 위험한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있나?”
‘폭발로 인한 충격으로 천장 일부가 무너질 가능성이 없지도 않다, 정도입니다. 어찌되었든 그런 폭발이 일어난 방에 아기님를 그대로 둘 수는 없지요’
“당연하지. 루나는 혹시 일이 생기면 아기님를 호위해 주는 걸 부탁한다.”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것만 듣고 앨런은 등을 기대던 가로수에서 떨어져 빠른 발걸음으로 건물 안으로 향했다.

* * * * *

“당연하지. 루나는 혹시 일이 생기면 아기님를 호위해 주는 걸 부탁한다.”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대답하고 나무 그늘에서 떨어진 루나는 다시 깊은 그림자 속에 몸을 들어가며 ‘후우’ 안심하여 한숨을 쉬었다.

사실 루나는 자신의 판단으로 ‘영둔’을 사용하여 먼저 앞서가 건물 안을 파악하는 게 좋고, 여차하면 그것을 앨런에게 전하려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다도 사람이 모여있어서 그림자에서 나가려도 나갈 수 없었던 것이다. 학원측이 수상히 여길 각오를 하고 건물 안에서 합류하려고 생각했지만 앤런이 알아차리고 행동해 준 덕분에 솔직히 살았다.

루나 머리 위에서는 앨런이 “비켜줘!”라고 소리치며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걸을 들은 구경꾼들이 모두 놀라며 앨런에게 길을 비켜준다. 그 사이 상당수가 “어째서 자경단이 이런 곳에 있는 거야?”라는 질문을 하는 것봐서 자경단의 존재가 왕도 주민 사이에서 얼마나 퍼져있는지 알만한 것이다.

‘그럼, 나도 내 일을 할까요’

그렇게 생각하고 루나는 부탁받은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 메아리가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 * * * *

“죄송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보기 드문 침울한 메아리에게 마부석에서 기운을 차리라는 듯 앨런이 말했다.메아리는 메아리대로 입학시험을 치러 온 것이면서 학원을 부셔버린 것을 조금 신경쓰는 것같다.

“아기님 탓이 아니니까. 신경쓰는 건 쓸데없습니다.”
“앨런씨 너무 무신경한 것도 문제니까 조금을 질책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런 것에 질책하는 건 메이드장의 일이겠지. 내 일이 아니야”
“확실히…… 그렇군요”

결국, 메아리에게는 약한 두 종자였다.

“그럼 아기님, 저택으로 돌아가죠. 당주님이랑 다른 분들이 안절부절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결과가 나오는 건 아직 한참 남았지?”

라고는 말해 봤지만, 제피드 일행이라면 그럴지도 모르겠네, 라고 생각을 고치고 포기한 듯 어깨를 늘려트린다. 메아리는 기분을 바꾸려는 듯이 머리를 흔들었다.

“확실히…… 내가 아무리 신경써도 어쩔 수 없겠지. 우리 집에 돌아가자”
“뭐어 당주님에게 보고는 할 것입니다만”
“루나!?”
“까놓고, 변상해야 한다면 돈을 지불하는 건 어르신이니까요”
“앨런까지! 너무해!”

마부석에서 고삐를 쥔 앨런이 맞장구치자 메아리는 크게 소란피워 봤지만 참지 못하겠다는 듯히 큭큭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런 훈훈한 분위기로 일행은 귀가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