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근새근
규칙적인 숨고리가 들린다.
이 동굴은 마수가 기피하는 수정이 많기에 습격당하지 않는 안전한 장소이다.
그렇기에 누가 안 자고 불침번을 설 필요가 없다.
둘이서 고요히 잠든 것을 확인하고 동굴에서 나왔다.
밖은 달빛으로 밝혀 그다지 안 어둡다.
충분히 걸을 수 있는 밝기이다.
숲보다는 산길이 적합할 터다.
이미 충분히 저택에서는 멀리 왔으리라.
걸으며 그 부녀를 떠올렸다.
남자은 가브리엘이고 여자는 엘제.
가브리엘은 본디 기사로 은퇴하고나서 부녀끼리 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행복해 보이는 부녀였지~
둘은 이런 내게도 매우 친절하게 대해 줬다.
허나 그 다정함에 닿을 때마다 마음에 불안이 쌓아 오른다.
너무 따듯하여 마음이 불편하다.
내 탓으로 행복을 뺏기지 않을까, 라는 걱정만이 머리에 있었다.
그러니까 둘에게서 떨어지기로 했다.
상처 탓에 열이 나던 것이 걷는 것으로 더 올라서 발걸음이 불안하다.
그래도 여기에 있고 싶지 않다는 마음만으로 다리를 옮겼지만 신경쓰지 안 하던 한 순간에 꽤 길의 가장자리로 걷고 있던 듯 비틀거리던 순간, 길을 벗어났다.
“위험해!!”
그렇게 외치며 누군가 손을 뻗어 내 팔을 붙잡았다.
그렇지만 크게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에 길 위로 끌려 올려지지 못하고 둘 다 옆 길을 굴렀다.
떨어지는 중에 그 사람은 내게 떨어지지 않고 날 지키듯 제대로 감싸안았다.
“으…아야야… 와~ 이렇게 높은데서 떨어지는 거 처음이네. 돌아가기 힘들겠어… 그래도 몸에 이상 무! 너도 괜찮아?”
낙하가 끝나고 멍하니 있었지만 그 소리를 듣고 바로 정신을 차린다.
난 지켜준 것은 엘제였다.
아무 말 없이 나간 나같은 것을 위해서 몸을 던져 주었다.
미안해 뭐라 말할 수 없어 고개를 숙이고 있자 그녀는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리고 활짝 핀 웃음을 짓고 이렇게 말했다.
“자, 돌아가자”
뭔가 묻는 것 또한 아니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말하고 내 손을 끌었다.
이어진 손의 온기는 아까와는 달리 어째선지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죽는 것조차 폐를 끼쳐 버리는 구나.
이 부녀에게는 두 번 씩이나 목숨을 구원받았다.
그렇다면 이 목숨은 두 사람을 위해서 쓰자.
그렇게 결의하고 두 사람과 같이 다니기로 했다.
같이 있고 싶다.
실은 그런 마음이 마음 깊은 곳에 싹텄지만 이 때의 나는 못 알아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