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약 장수(남)으로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1장 6화



엘자는 누구든 차별없이 대하고 살짝 기가 쎈 여두목 성격이다. 거기에 절세미녀라고는 안 말해도 기가 센 것을 나타내는 날타로운 눈매에 잘 다듬어진 얼굴로 미인에 속하리라.

그렇기에 고백받는 경우는 없지 않았지만…

“이제 적당히 내 부인이 되어라! 뭐든 시켜 줄께!”

이렇게 억지로 포기할 줄 모르는 끈질긴 사람은 내가 아는 한 처음이다. 대체로 한 번 고백하고 포기하여 떠나던가 벗으로서 좋은 관계를 이어가던가 하나였다.

허나 이 사내는 이번으로 벌써 10번째. 그리고 엘자의 답이라 하면…

“미안해요. 정말로 기쁘지만 당신과는 결혼 못 해요”

이것도 10번째. 상대를 배려하면서, 허나 제대로 거절한다.
빙빙 돌려 말하지 않고 제대로 결혼 못 한다고 몇 번이고 말하는데 포기하지 않으니.

그는 상당히 마음이 굳센 것일까 상당히 자신에게 자신을 가진 걸까?

“어째서야… 뭐가 불만이야… 이유를, 바람을 말해줘……”

어라? 오늘은 그의 반응이 다른 때와 다르다. 그는 매번 이 대답을 들으면 일방적으로 “내 부인이 되면 원하는 만큼 사치스럽게 지내게 해줄께. 옷도 보석도 식사도 흥청망청……”이라며 혼자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한 그는 언제나 자신으로 찬 표정이 아닌 당황함이 담긴 표정을 짓는 듯했다.

“뭔가 이거… 내일은 더 거절하기 어려워질 것같아. 지금 뭔가 수를 쓰는 게 좋을까. 류카 미안한데 살짝 어울려줘”

뭔가 혼자 중얼거리던 엘자가 내게 작은 소리로 그렇게 전했다.

무엇을? 그리 생각한 순간 엘자는 내 팔을 껴안고 이렇게 말했다.

“실은 나 이 사람과 사귀고 있어. 그러니까 당신과는 못 결혼해”

“!?”
“!?”

나와 그가 겹쳐 놀랐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 굳어서 경악이 역력하게 전해오는 표정은 짓는다. 나도 그와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로브의 후드를 깊이 쓴 내 표정을 그는 못 알아차렸으리라.

번쩍 정신을 차린 나는 어서 글을 쓴다.

<잠깐! 갑자기 무슨 소리야!?>
“미안 그치만 저 사람 전혀 안 포기해서 그래. 슬슬 이 마을도 나가고 분명히 해두고 싶어서. 부탁이야! 남자친구인 척 해줘!”

그녀가 그렇게 애원했다.

확실히 이렇게나 끈질긴 상대에게는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편이 좋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담담히 끄덕였다.

“고마워! 역시 유카야. 그럼 바로……”

엘자는 기쁜 듯이 그렇게 말하고 아직 놀라 멍한 그에게 내 입으로 이런 말을 시작했다.

- 지금까지 가만히 듣고 있었지만 더 이상 못 참겠군. 귀여운 우리 애기를 이 이상 곤란하게 만들지 않아주겠나? 거기다… 엘자는 내 거야! -

잠, 뭔 말을 하는 거야!?
너무 달달하다고 해야 하나 뭐라 해야 하나. 듣는 사람이 부끄러워진다.
아니 그보다 이걸 내 입으로 말하는 건가…?
뭔소리를 하는 거야라는 시선을 엘자에게 보냈지만 더욱 강한 눈으로 안으라고 신호를 받았기에 어쩔 수 없이 따른다.

그것을 본 그는 망연자실해 있지만 갑자기 화내기 시작했다.

“이런 사내의 어디가 좋다는 거야! 음침하고 그런 부끄러운 말이나 하는 녀석보다 내가 훨씬 좋잖냐!”

그건 나도 동감해. 하지만 엘자는 그 말에 깜짝 놀라며 웃음이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어째선지 기분이 상한 듯 윌에게 살짝 차갑게 쏘았다.

“어머 류카가 당신보다도 훨씬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멋진 사람이라니까”

아, 그건가? 그건 엘자의 남성 이상상(像)였던가?

그러니까 부정당해서 화난 거리라. 그런 것을 남일처럼 멍하니 생각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윌이 엘자의 말에 반응하여 중얼거린다.

“뭐? 나보다도 쌔다고? 그럼…승부하자. 나와 승부해라! 내 이름은 윌. 류카, 네게 결투를 신청한다!”

그것은 마음을 놓던 낼 단숨에 되돌리려는 일이었다.

뭐? 나 이 사람과 결투해야 하는 거야?

어째서 그리 되는 거야?

살짝 전개를 파악 못 한 중이지만 딱 하나 알게 된 것이 있다.
지금까지 몰랐던 것도 신기하지만 이 사람의 이름이 윌이라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현실도피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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