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화 아씨와 약혼자(임시) 전편

☆빈센트

리스 백작가에서 일하는 하인으로 승격
속은 30대 성인 남성
이세계 기억을 지닌 주인공
연령 불명
용모: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

★로나 리스

리스 백작가 아씨
언제나 성실하며 스스로에게도 타인에게도 엄격하다
표정 근육은 죽었지만 미소녀
용모: 금빛으로 자연 곱슬과 자줏빛 눈동자


그로부터 4년
아씨 10살.

"다과회에 갈 거야"
"오~ 드디어 아씨도 다과회 데뷔인가요. 언제인가요?"
"다음 금요일이야. 왕자 저하의 10살 탄신일을 축하하는 다과회야. 기운 빠지지"
"아하하... 그건 웅장할 것 같네요"

자,라고 수확한 사과를 던진다.
내가 지닌 바구니는 이미 가득 찼다.
도저히 귀족 아씨라고는 생각이 못 하지만 리스 백작가는 대대로 뜰이 농원이었다... 는 것 같다.
동쪽에는 소나 양이나 말의 축사나 방목장마저 있기에 '여기는 정말로 귀족이 사는 저택인가?'라는 의문이 한 번은 들게 되리라.
농원이라 부르기 보다 그야말로 목장이다.
오늘 로나 아씨는 사용인들과 같이 과수원의 사과를 수확했다.
거의 4년이 지났지만 역시 여기는 귀족의 저택인 걸까?
라고 아직도 의문이 든다.
허나 그런 목장을 농원이라 주장하는 리스 백작가의 외동딸인 로나 아씨도 드디어 다과회 데뷔를 하는 건가.
다과회... 다과회라~
다과회란 즉 에두르면 맞선이지.
아니, 아씨 나이쯤이면 약혼자가 없는 것이 꽤 진귀할 정도지만...
허나 첫 다과회 참가가 왕자님의 탄신일을 축하라니 어느 의미로 연습 건너뛰고 실전에 들어가는 느낌이잖아.
괜찮을까?

"그 사이에 나는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그렇네... 집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면 어떨까"
"집사 말입니까? 내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미로 올려다봤다.
아씨는 여전히 무표정.
허나 그것이 역으로 그녀를 인형 같은 아름다움을 끌어올린다.
햇빛으로 금발이 반짝반짝하며 앳됨이 남은 얼굴이 엄청 어른스러워 보여 내가 두근두근해 버린다.

"그래 당신은 노력가이기도 하고 로엔스가 장래가 있다고 말했어"
"정말인가요? 그렇다면... 나, 로엔스씨에게 제자로 받아 달라 할게요!"
"그리하렴. 당신이 우수한 집사가 되면 저도 조금은 편해지겠어"

호이, 마지막 사과를 담는다.
바구니로 캐치하여 길을 열자 아씨가 사다리에서 내려왔다.
키는 이미 내가 살짝 크다.

"다과회에 가게 된다면 이제 줄리아도 그다지 못 타게 될 거야..."
"그렇죠. 하지만 줄리아는 영리하니 이해할 것이에요"

참고로 줄리아는 아씨가 아끼는 말이다.
귀족 아씨가 말을 가진 것도 특이하다.
특이하지만 나는 이미 익숙했다.
사과가 잔뜩 든 바구니를 옮겨 과수원 담당인 로마니에게 넘긴다.

"다음은 옆 밭이지"
"뭐 계속하는 것인가요? 슬슬 공부 시간이에요"
"알아. 다름 수확은 옆 밭이지,라는 의미야"
"아~ 다행이다... 아씨 그대로 수확하러 갈 것 같았는걸요"
"이 이상 다른 사람들의 일을 하지는 않아"

그렇게 해 주세요.
사용인 일동 마음으로, 또 마음으로 그리 빈다.

"그럼"

아씨가 귀족으로서 지닐 매너나 면학을 익히는 사이 나는 옆에 있을 수 없다.
집사가 되면 그것 또한 이루어 지리라.
본래 집사라는 것은 이 집을 오랫동안 모신 집안의 자식이 된다는 거라고 말하지만 리스가 집사가인 로엔스씨는 결혼을 실패했다.
실패가 그 이혼을 했다는 게 아니라 애초에 결혼을 못 한 사람이다.
전생에서 여자 친구가 없는 인생 = 연령인 내가 말할 것도 아니지만!
그보다 나 꽤 스펙 높았는데다 얼굴도 상중 정도였는데 어째서 여자 친구가 없던 걸까?
스스로 말하지도 그렇지만 급료고 그럭저럭 좋고 여동생이 있던 만큼 아주 여자 마음을 몰라주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여자 친구 한 둘은 생겨도 이상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하는데
수수께끼다.

"로엔스씨! 제자로 받아 주세요!"
"오, 드디어 그럴 마음이 들었나? 그럼 이 서류에 사인해"
"예?"

본 가의 옆에 있는 사용인용 주택에 있던 로엔스씨에게 일단 교섭을 하려 봤더니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이 저택에 오고 나서 아씨가 "제 주변을 보살피는 사용인인 사람이라면 문자 읽고 쓰기는 필수야"라고 말씀하셔서 일단 읽고 쓰기는 가능한데...
나는 갑작스럽게도 그 문자에 현실감을 못 느껴 두 번이 아니라 네 번이나 다시 봤다.

"로엔스씨, 이것은..."
"양자결연 서류야"
"나 집사 일을 배우고 싶은 건데요? 어째서 이렇게 이야기로 이어지는 건가요?"
"자식에게만 비밀을 전하기 때문이지"
"집사 업무를?"
"집사 업무에는 비기가 있지"
"!?"

모, 몰랐어!
하지만 로엔스씨의 일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확실히 그런 비기가 몇 개나 있을 지도 모른다.
역시 집사는 대단하구나...

"하지만... 나... 부모에게 버려진 고아라고요? 쓰레기장의 하층민라고요? 이런 어디의 누군지도 모르는 꼬맹이를 양자로 받아들이는 것은 로엔스씨에게도 리스 백작가분들에게도 폐가 아닐까요..."
"그런 사소한 일을 신경 쓰시는 분들이 아니란다. 물론 나도 말이지. 거기다 그것을 네가 의식하고 위를 바라보며 계속 달린다면 언젠가 신경 쓰이지 않게 되는 거란다"
"로엔스씨..."

나이 드신 아저씨가 윙크나 하고.
웃긴다.
나는 사소한 일에 얽매였는지도 모른다.
아씨도 어르신도 사모님도 내가 고아임을 신경 쓰는 일 따윈 한 번도 없었다.
일을 잘한다며 아씨는 나를 인정하여 거두어 주시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그것에 계속 보답하는 일이야말로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일 터다.

"여기에 이름을 적으면 되는 것이죠?"
"그래"

아씨에게 받은 이름
빈센트.
확실하게 지극히 평범한 어디에나 있는 이름이지만 나만의 특별한 이름이기도 하다.
그것을 기입하고 로엔스씨에게 돌려준다.

"음, 그러면 이걸로 나는 네 아비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파파라고 부르렴"
"싫어요"

그것은 생각 못 했다.
허나 거절한다.
뭐, 어찌 되었든 이걸로 나는 리스 백작가를 오랫동안 모신 셀레나드 가에 들어가게 된 것일까.
내 이름은 앞으로 빈센트 셀레나드가 된다.
쓰레기 장의 고아가 설마 '성씨'를 가지게 될 줄은...

"애칭은 뭐가 좋으려나~? 비니? 빈스? 빌?"
"뭐든 상관없어요 로엔스씨"
"에~이, 파파라고 불러줘~"
"기분 나빠요"

이게 '양부'
힘들다.
허나 이것도 내가 아씨를 계속 모시기 위하여 필요한 시련이다.
참자.
넘기자.

"그것보다 어서 내게 집사로서 필요한 훈련을 시켜 주세요. 무엇부터 시작하면 되는 것인가요? 행동거지? 매너? 그것이 아니라면 일정 관리 방법 같은 것인가요?"
"나는 엄하다고. 네가 따라올 수 있으려나?"
"뭐든 하겠어요"

집사 같은 것은 만화나 애니에서나 봤으니까 우선 행동거지나 주인의 일정 관리부터 시작하려나라고 생각했다만...

"그럼 우선 이 저택에서 일하는 자, 전원을 외워라"
"예?"

내 상상과는 다른, 집사로서는 그 저택에서 일하는 모든 사용인의 관리 또한 행한다고 한다.
메이드나 하녀는 메이드장이 관리하지만 남자 사용인이나 하인, 셰프... 그리고 아마 이 집만이지만 축사나 농원, 과수원의 대표 관리인 또한 크게 구분하면 집사인 로엔스씨의 부하에 해당한다.
그들의 이름은 물론, 성격이나 특기나 못 하는 것을 외워서 그들에게 주어진 직장 환경에서 쾌적하게 일하게 시킨다. 그것 또한 이 저택의 주인인 미케일 리스 백작을 위함이 되기 때문이다.
허나 이 저택... 백작가의 안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의 인원... 거의 공작가에 견줄만한 사용인이 있는 댑쇼?
그것을 전원 외워 오라고...!?

"인사 돌리고 갔다 올게요!"
"응, 얼른 해. 가르칠 것은 아직 산더미같이 있으니까"
"예!"

이렇게 나는 집사로서 첫걸음을 밟았다.
나는 아씨를 보좌하는 어엿한 집사가 되어 보이겠어!
우선 다과회에 아씨가 나가시는 때에 따라갈 수 있는 레벨이 되겠어!

......

그건 그렇고 빈센트 셀레나드...
어디서 들은 듯한, 본 듯한...
뭐지? 이 기시감...


우리 아씨가 파멸 엔딩밖에 없는 악역영애같기에 내가 구제하고 싶다 생각합니다:유소년기편 분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