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마법사/1장: 마법사와 온천마을/01화

"완전히 길을 잃었네……"

어두운 숲속에서 한 소녀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툭 서있었다.

그 소녀는 검은 로브를 입고 후드를 깊게 눌러썼기 때문에 표정이 제대로 안보였지만 일단 어찌해야 할 줄 모르겠다는 분위기는 전해져 왔다.

소라 에델베르크. 연령에 맞지 않는 사려깊은 점과 나이에 맞는 지적 호기심따위가 동거하는 신기한 눈동자를 가진 소녀. 그게 그녀의 이름이었다.

"에헤헤~ 미안해~ 언니"

소라의 등 뒤에서 정발로 사죄하는 건지 의문이 들고 싶은 가벼운 말투로 사과하는 역시 어린 소녀. 가볍게 웨이브된 세미 쇼트 금발에 반짝이는 커다란 눈동자. 소라과 깔맞춤한 리본이 달린 로브를 입었다. 한 눈에 봐도 활발한 성격을 지녔겠다는 상상이 되는 이 소녀는 한 살 아래의 여동생인 마리나였다.

"뭐~ 이것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지!"
"네, 네가 그런 말 하지마… 네가"

능천스러운 여동생때문에 머리를 감싸앉는 소라. 목적지인 호스링 마을에 향하는 도중까지는 합승마차로 가다 도중부터는 경치를 즐기고 싶다는 이유로 잠깜 가도를 도보로 걷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들떠있던 마리나에게 지도를 맡긴게 문제였다. 결과는 보는대로 멋들어지게 길을 잃은 것이었다.

참고로 출발점인 저택에서 오르시온 낸를 이동할 때는 친가에서 보유한 마차를 사용했지만 거리를 나가서 부터는 평범한 합승마차로 바꿨다. 그대로 에델베르크가 전용 마차를 사용했어도 되었지만 그러면 평범한 여행이랄 다를 바가 없기에 도중에 갈아탄 것이다. (11시 20분)

"역시 그 분기점은 무난하게 가야 했던 걸까……"
"이제 와서 그런 말 해도 얼릉 도착하고 싶었으니까 이 방법을 택한 건데"

투덜거리는 소러에게 마리나가 어깨를 으쓱한다. 가도는 도중에 두개로 분기되었지만 한쪽 방향은 숲앞으로 직진하는 최단 루트고 다른 하나는 커다란 숲을 우회하는 길이었다. 그리고 숲을 횡단하는 후트를 선택하였다만 내부는 생각보다 복잡했던 것이다. 그러기에 여동생을 일방적으로 탓할 수도 없지만.

소라는 주변을 둘러본다. 울창한 숲 속은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어둑어둑하여 거기다 때때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이 짖는 소리가 들러 온다. 이 어쩐지 무서운 장소로 이 보다 더 할 수 없다. 이거야 말로 언제 괴물이 나오든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다.

이 세계에서는 전세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흉폭한 생물들이 존재하기에 얼릉 이런 곳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마음먹고 있을 때.

"소라 아기님, 마리나 아기님"

소라랑 마리나보다도 몇 살정도 연상인 15살 혹은 16살 정도의 소녀나 온 것이었다.

"아이라, 뭔가 알게 된거 있어?"
"예. 나무 위에서 관찰해 봤습니다만 진북으로 보르트 산이 보였습니다. 그쪽을 향해 나아가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소라의 질문에 소녀는 진득한 표정으로 끄덕이며 말했다. 가고자 하는 마을은 보르트산기슭에 있다. 그곳을 이정표감아 나아가면 우선 틀리지는 않겠지. 역시 그녀는 의지할 수 있다고 소라는 감탄했다.

소라가 아이라라고 부른 이 소녀는 자매의 동행자다. 강렬한 빨간 머리가락과 갈색 피부가 인상적으로 이마에는 특이한 문장이 그려진 반다나를 두르고 있다. 늘씬한 손발에는 너무나도 야생적으로 금족제 갑옷과 허리에는 보기드문 쌍검을 교차하여 매었다.

소라 자매과 나이가 그다지 차이가 없지만 침착한 분위기하며 날카로운 눈매에 빈틈없는 동작이며 어쩐지 역전의 전사를 떠올리게 했다.

"길에 남겨진 바퀴자국에서 유추해도 아마 틀리지 않을 터입니다."
"역시 아이라야! 살았어!"

쿨하게 고하는 아이라에게 마리나가 엄치 손가락을 세운다. 아이라는 슬며시 미소를 띄웠지만 바로 표정을 바로 잡았다.

"단 방심은 금물입니다. 방금 전에 지다쳐간 상인도 말했습니다만 이 숲에는 도적이 출몰한다는 것같기에"
"그렇지…"

소라는 끄덕인다. 분기점 근처에서 지나쳐간 마차에 탄 아저씨가 충고해 준 것이었다. 주의해야 하는 것은 괴물만이 아니다.

"괜찮아! 도적쯤이야!"
"물론 제가 아기님들을 제대로 지켜내 보이겠습니다"

밝게 말하는 마리나와 아이라가 야무지고 씩씩한 표정으로 답했다. 소라도 아이라는 신뢰한다. 그러니까 이런 뒤숭숭한 길을 통행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다.

"그렇다해도 온천에 들어가는 거는 오랫만이네. 느긋하게 담구고 즐겨야지"

마리나가 웃는 얼굴로 말을 건다. 호스링은 국내에서 몇 없는 온천이 솓는 마을로 유명하다. 전 일본인이었던 소라로서도 기대하는 이벤트이다.

"으흐흐, 정말로 기대된다고"

어째선지 여동생이 사악한 웃음을 띈 듯한 느낌도 들지만 소라는 일단 못을 박는다.

"마리나 말해 두지만 온천은 겸사겸사야. 우리에게는 모험자로서 일도 있어"
"알고 있다니까"

정말로 이해한 건지, 마리나는 룽룽거리며 총총 뛰며 거리를 길을 나아간다. 소라가 '이런이런'이라고 생각하며 여동생을 따라가자 옆에 아이라가 옆으로 따른다.

"그나저나 소라 아기님. 그다지 위험한 일이 닥치면 발을 딛이시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마리아님이나 토마스님에게도 조심하라고 본부받았습니다."
"역시… 부모님에게 밀지를 받았구나…"

살짝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젓는 소라. 이 빨강 머리 언니인 아이라는 기본적으로 자매의 호위로서 동행하는 거기에 최대한 위험에서 회피하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했다.

현재 소라와 마리나가 모험사로서 활동할 수 있는 것도 가족들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이지만 받기 위해서 말썽이라 할까 상당한 노력을 지불해야 했다.

소라는 모험자 자격을 얻을 수 있는 12살이 되자 당시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시험을 쳐서 자격을 획득했다. 작년 이야기이다. 본래는 아직 몇년은 더 남아 있는 학생생활을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월반 제도를 이용하여 모험자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 올해 봄에 재빨리 마도 학교를 졸업한 것이다.

단 명가의 규수인 소라랑 마리나가 그렇게 간단하게 모험자로서 집을 나올 수는 없이 당연하게 가족들에게 반대받았고 또한 사용인들도 공공연하게 말은 안했지만 기본적으론 반대인 듯하여 소라는 필사적으로 설득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소라의 생각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준 것은 할모니인 웬디였다. 현역 모험자이기도 한 할머니는 여성으로 두기엔 아까울 정도로 호쾌한 성격이기도 해서 찬성해 줬다. 참고로 할머니는 연령이 50세를 지났다. 얼마나 건강하신 건지.

또한 할머니가 말로 구슬렸기 때문에 전 마도기사단단장인 에델베르크가 당주이기도 한 할아버지가 찝찝한 얼굴을 하면서도 인정해 주었다. 정기적으로 돌아오라는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소라와 마리나를 신용해준 거라고 생각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이 인정하였기에 다른 사람들도 지지하는 것으로 기울었지만 그 두 사람은 마지막까지 애먹었다.

한 명은 아버지인 토마스이다. 아버지는 평소 유약하다는 인상은 어디가고 귀여운 딸들을 여행으로 내보내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결사 반대한 것이다. 그런 좀처럼 볼 수 없는 사나운 태도에 소라도 주춤해버릴 정도였다.

그렇다 하여 아버지의 반대는 예상하고 있었기에 소라는 마리나가 조를 때 자주 쓰는 수단을 연기하기로 했다. 비밀술, 올려다보며 '아버님, 부탁해요 공격"이다.

아버지의 손을 살짝 잡고 보라는 듯이 눈동자를 촉촉하게 만든다. 내숭녀 전개하기 위한 필살기로 토마스는 손쉽개 함락되어 마지막에는 주변이 어이없어 할 정도로 헤벌쭉한 표정으로 헤이졌지만 나중에 본인이 제정신으로 돌아갔을 때에는 손쓸 수 없는 사태였다. 단 이 기술은 원래 남자인 소라에게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여 자신에게도 뚜렷하게 대미지가 들어와 잠시동안 괴로워하게 되었지만.

이걸로 대부분의 사람을 설득하는데 성공한 소라였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에 강적이 남아있었다. 두말해도 잔소리지만 어머니인 마리아였다.

평소에는 매우 다정하고 배려깊은 어머니이지만 이 건에 대해서는 완고하게 고개를 끄덕이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보기와 달리 꽤 고집이 쎈 편이었다. 또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딸인 마리아에게는 물러서 남편인 토마스는 애초에 머리를 낮추는 것도 있어 어떤 의미에서 에델베르크가 최강의 권력자라고도 말할 수 있다.

소라가 간신히 설득을 해보려 해도 그 이전에 마리아는 들으려는 척도 하지 않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에는 말 그대로 양손으로 귀를 막고 '안~들~려~'라고 큰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도저히 30세를 넘은 어머니가 할 일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꾀가 다 닳은 소라는 몹시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지만 어느 사람이 씩씩하게 구해준 것이다. 이 집에서 가장 의지할 수 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는 메이드장인 아이린이다.

"마리아님, 소라 아기님은 자신을 잘 챙길 수 있는 분입니다. 여기는 아기님을 믿고 보내실 때입니다"
"하지만, 위험하잖아~ 위험한 마물같은게 잔뜩 배회하는데? 만약 소라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소라 아기님은 그런 괴물이나 도적정도에게 뒤지지 않습니다. 어떠한 일에서도 재치를 발휘하시는 분이기도 하시니"
"으…… 그치만……"

'그치만, 그치만'를 반복하는 마리아를 보고 아이린은 한 숨을 쉬고나서 말했다.

"그러시면 어머니로서 미움받으실 수도 있어요?"
"윽……"

아이린의 한 마디에 마리아는 아픈 곳을 찔린 듯이 짧게 신음하고 그대로 잠시동안 아무 말도 않하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길게 고민했지만 마지막에는 떨더름한 모습으로 끄덕였다.

그 순간 두 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마름침을 삼키며 지켜보던 소라는 마음속에서 갈채박수를 치면서도 경악했지만 동시에 이해도 되었다.

어째서냐면 아이린은 마리아보다 한살 위인 소꿉친구로 고집모드로 들어간 어머니가 이야기를 들어주는 몇 없는 인물이다. 어느 사정으로 어릴 적에 에델베르크가에 끌려온 그녀는 어릴 적에 자주 어머니와 같이 놀던 사이로 그야말로 자매같이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양자가 되지 않겠냐고 제안을 받았지만 그녀는 정중하게 거정하여 에델베르크가 메이드로서 사는 길을 골랐다. 성실정직하고 합리적인 그녀다운 이야기다.

이리하여 소라는 여행을 가는 것을 허가받았지만 딸을 혼자서 걷게하는 것은 역시 불안하니까 평소부터 호위 임무에 종사하는 아이랑를 동행시켜 진정한 것이었다.

"하지만 호위를 데리고 가는 모험자라니 전대미문이잖아. 애초에 위험하지 않는 모험같은 게 본래 있을 리 없고"
"그럴지도 모릅니다만 둘다 걱정하고 계십니다. 아니, 에델베르크가 사람들은 모두 그렇습니다. 아가님에게는 불만일지도 모릅니다만……"

그만 푸념하고 만 소라지만 아이라의 말을 듣고 반성한다.

"응, 그렇지. 미안, 아이라가 말하는 게 맞아. 이렇게 인정받은 것만으로 충분한 건데"

자기는 복받은 거라고 잊어서는 안된다고 다시금 마음에 새겼지만 역시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마리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그건, 그 역시 마리나 아가님이니까"

소라가 앞에서 걷는 여동생을 바라보며 말하자 아이라는 곤란한 듯이 웃음을 띄웠다.

아직 학생인 마리나가 어째서 같이 있냐하면 그건 출발 직전이 되어서야 자기도 따라가겠다고 돌발적으로 말을 꺼냈기 때문이다. 아마도 학교에 장기 휴가를 이용해서 그 시기만 동행하는 것같다. 거기다 어이없게도 이 여동생은 소라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아무도 눈치 못채게 자기도 제대로 모험자 자격을 취득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작년 봄에 같이 월급 제도를 이용해서 졸업하여 소라랑 본격적으로 모험자를 할 생각인 것같다.

'이런이런… 저 여동생은 정말로 날 놀라게 한다니까'

당연히 그때도 한바탕 소동이 있었지만 마리나는 옛날부터 한 번 정한 것은 물러서지 않는 성격이기에 마지막으로 억지로 승락받아 버렸다. 결국 당초에는 혼자였을 터지만 두 명이 늘어 버린 것이다.

마음대로 안된다고 소라가 생각하고 있는데 여기서 문뜩 떠올랐다. 어느샌가 동물들의 소리가 안 들리는 것에.

"아가님…"

살짝 늦게 옆에 있던 아이라도 낮은 소리고 말한다.

"온 모양이네"

마리나도 소라랑 아이라의 옆으로 돌아왔다."

아이라는 물론 마리나 또한 기척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점점 포위해 오는, 아마도 도적들에게서 풍기는 복수의 살기를. 애초에 완전히 기척을 죽이지 못했기에 간단하게 눈치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소라 일행이 한 덩어리가 된 것으로 눈치챘다는 걸 알아챘겠지. 포위하는 속도가 단숨에 오르는 것을 느꼈다. 살기가 급속하게 부푼다.

'온다…'

소라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나무 사이에서 무기를 든 남성들이 뿔뿔히 뛰어나왔다. 역기 그 모습을 보니 도적인 것같다. 수는 20명 정도. 모두 통일되지 않은 장비에 더러운 웃음의 띄우고 있어서 그 면상 그대로 '우리는 도적이다'라고 온몸으로 주장하는 녀석들이었다.

남자들은 소라 일행을 완전하게 포위하자 각자 외치기 시작한다.

"애새끼들!! 움직이지 마!! 험악한 꼴 보기 싫으면!!"
"그래!! 이상한 행동 하지말라고!!"
"아니 그보다, 여자 꼬마애들이잖아. 큭크크"

라며 이쪽을 한껏 위협했지만 소라는 '큭크크"라고 말하는 사람을 처음으로 목격했다. 역시 도적이라고 이상한 감탄을 하고 있는데 남자들 속에서 한 층 더 큰 녀석이 앞으로 나왔다.

"너희 운이 나쁘네. 뭐 체념하고 얌전히 있어라"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확신하는 듯 히죽히죽 웃으며 여유를 띄우는 덥수룹이 남자. 그야말로 도적 두목다운 풍체를 지닌 남자였다.

"나는 이 도적단의 두목이다. 우선 말해 두겠지만 쓸데없는 저항만 않으면 다치지는 않을 꺼야. 알겠어?"

덥수룩한 수렴을 쓰다듬으며 의기양양하게 말하는 두목.

'다치지는 않을 꺼야, 라…'

소라는 덥수룩이 두목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혼잣말을 한다. 이대로 얌전히 잡히면 잘해봐야 몸값을 받아내기 위한 인질로 취급되고 나쁘면 인신매매로 팔릴 터이다. 자기는 후드를 뒤집어 쓴 채지만 마리나의 모습이나 분위기를 보면 부유한 집안의 사람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테고 입은 로브따위도 심플하지만 실좋은 소재로 만들어진 것은 관찰하면 안다. 거기다 한눈으로 봐도 소라와 마리나의 호위로 보이는 아이라도 같이 있으니까.

"두목 이녀석들 돈 좀 되겠는데"
"어~ 정말 그렇지. 틀림없이 상류계급 사람이겠지. 그럼 어찌할까.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는 좀처럼 없으니까 어찌하든 돈을 벌게 해야지. 최근에는 수입이 없어서 돈도 지불 못하고 있으니까……"
"여튼, 좀 더 살림이 좋아질 것같슴돠"

작은 소리로 속닥속다 이야기하는 덥수룩이 두목과 꼬봉들. 몰래 대화하려는 생각일지도 모르겠다만 솔직히 말해서 우리에게도 훤히 들린다. 무슨 긴장감이 없는 녀석들인지. 그건 수입도 적구나, 하고 소라도 어이없어한다.

"저기~"
"어, 그래 채념했냐?"

그들의 대화가 번 돈으로 뭘 할지로 진입했기에 귀찮아진 소라가 말을 걸자 도적들을 헉, 우리를 바라봤다.

덥수룩 두목이 크흠, 들으란 듯이 기침을 하고 처음으로 돌아갔다.

"뭐어 우리도 너희같은 꼬맹이를 어찌할 정도로 썩진 않았어 나쁜 말은 안할테니까"
"나쁜 말은 안하니까 썩 꺼져. 지금이라면 아직 용서해 줄게"

우리를 회유하려는 것이였을까 살짝 온화한 말투로 말하던 덥수룩 두목을 막는 듯이 아이라가 한 발 앞으로 나오며 말하자 도적을은 처음에 무슨 말을 들었는 지 이해못한 것같았지만 점점 그 말의 의미를 꺠달은 듯 크게 웃기 시작했다.

"으하하하하하핫!!"
"기세 좋은 누나구만!!"
"자기 입장을 알고 있는 거냐!! 앙!?"

배를 쥐고 웃는 그들을 보고 아이라의 눈동자가 차가워지며 예민해진다. 지금으로도 도적들 속으로 달려들 듯한 분위기다. 하지만 아이라의 손이천천히 허리의 쌍검에 뻗기 전에 빨리 소라는 살짝 그녀를 말렸다.

"아가님"
"아이라, 하나하나 상대를 했다간 시간이 없어져. 내가 할테니까 만약 샌 놈이 있으면 그 때 부탁해"

소라는 조용하게 고한다. 아이라의 실력이라면 이 정도 녀석들이 몇 명이 있든 문제없겠지만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면 무엇을 위해서 모험자자격을 딴 의미가 없다. 우리도 장난으로 하려는 게 아니다. 지금은 어디까지나 팀으로 움직일 때겠지.

"그래 아이라. 안그래도 시간이 지나서 배도 고픈데 쓱싹 끝내자고"

마리나도 배를 주리며 편하게 말하자 얌전히 듣고 있떤 모적들이 단숨에 험악한 분위기로 변했다.

"어이 꼬맹아!! 뭐야 '쓱싹'이야, 엉!? 사람을 좋게 대한다고 들뜨기나 하고!!"
"언니… 저 덥수룩이 아저씨는 내가 처리할래"

덥수룩이 두목에게 꼬맹이라고 불린 마리나도 뾰루퉁한 표정이 되어 툭 말한다. 그야말로 해치울 맘으로 가득찬 것같다.

소라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재빨리 집중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점점 세계가 달라진다. 마도를 쏘기 위해서는 세계와 일체화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몸 속에 묶어놨던 마력을 몸 밖으로 배출하여 공중에서 직접 컨트롤하여 의미 있는 형태로 다듬는다. 그것은 이중원 안에 기하학적 무늬가 몇 겹이나 겹친 듯한 복잡한 도형으로 변화했다. 규칙적으로 구성된 부분도 있다면 지식이 없는 사람이 본다면 아이가 그린 그림으로만 생각될 뿐인 의미불명인 부분도 있겠지. 그외에도 쐐기문자랑도 낣은 것도 여기저기 보였다. 이것은 마도문이라고 불리는 마도 설계서였다.

-속성 및 술식은 결정
-효과 범위를 설정
-위력을 조정
-제어는 문제없음

마도문을 고속으로 유려하게 완성한 소라는 주위의 기척을 파악해 본다. 아무래도 복병같은 건 전혀 없는 것같다. 보통이라면 만의 하나라도 대비하여 몇명인가 잠복시켜 두겠지만 우리가 여자아이 뿐이라고 방심한 것지 혹은 처음이니까 그런 생각을 떠올리지 않은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부주의한 녀석들이었따.

준비가 된 소라가 후드 안에서 앞을 응시하자 흥분한 도적들이 포위를 좁혀왔다. 덥수룩 두목이 분노로 뺨이 홍조로 물들으며 입을 연다.

"야 너희들 사과한다면 지금뿐이야. 안그러면 이녀석들이 어떤 짓을 할 지 모른다고. 우리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여자애라고 해서 용서하지 않은 극악무도한 도적단이니까!!"

그런 무서운 올굴로 공갈하듯이 큰 소리를 지르는 두목이었지만 아이라의 노출된 허벅지를 보고 '에헤헤"하며 꼴볼견스럽게 뺨이 불그스래졌다. 아이라의 눈썹이 으쓱하고 올라간다.

소라는 왜그럴까~ 라고 생각하며 딱 잘라 답한다.

"거절한다. 너희에게 사과할 이유도 필요도 없어"
"뭐…?"

소라의 대답에 덥수룩 두목은 멍하게 한순간 얼빠진 표정을 지었지만 바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며 주변에 침을 튀기며 소리쳤다.

"너희들!! 이 꼬맹이들에게 살짝 세상이 얼마나 험난한지 알려주자!!"
"오오오오오오오옷!!!"

두목의 지시에 호응하여 우렁차게 소리를 외치는 도적들이 전방위에서 일제히 달려온다.

동시에 소라도 준비해둔 마도를 발동시켰다.

"라이트닝전격"

그렇게 중얼거린 순간 갑가지 소라의 발밑에서 창백한 전류가 발생했다. 그 전류는 소라 일행에게 맞는 일 없이 여러 갈래가 되어 발사되어 지면을 스치 듯이 고속으로 퍼져가 이쪽으로 달려오는 도적들에게 직격했다.

"으갸아악!?"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비명과 불꽃소리. 도적들은 몸에서 어렴풋이 연기를 내며 꿈틀꿈틀거리며 쓰러졌다.

"너, 너희들!?"

자기 이외에 깔끔하게 쓰러진 것을 목격한 당황한 덥수룩 두목. 그리고 나서 소라를 향해서.

"너, 너, 마도사였던 거냐!!"

라며 힘껏 소리쳤다.

소라는 경쾌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인다. 여자아이끼리만 걸어다닌 이유를 생각 안한 거냐고.

지금은 풍속성의 중급 마도인 라이트닝전격. 본래는 공중에 방전하여 표적을 쏘는 마도지만 살짝 어레인지를 더해 지면을 흐르게 만들어 덥수룩 두목이외의 도적을 감전시킨 것이다. 시속 200km에 까까운 속도가 나오기에 도적따위로는 재빠르게 회피하는 것 몹시 힘들겠지. 위력은 억눌렀길래 죽지는 않을 터지만.

"고마워 언니"

마리나가 덥수룩 두목에게 재대로 시선을 고정하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저 두목 혼자서 무사한 건 우연이 아니다. 소라가 마리나의 요망을 받아들여 그만을 피하도록 제어했기 때문이다.

마리나는 로브 앞을 열고 허리에 매단 검을 전전히 빼든다. 도저히 12살 소녀가 다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두텁고 무게있는 장검이다.

그 모습을 식은땀을 흘리며 보던 덥수룩 두목은 부들부들 당황하며 등에 매고 있던 도끼를 들고.

"제, 젠장!! 이렇게 되면 마지막까지 해봐야지!!"

반은 자포자기한 상태로 외친다.

도저히 포기한 것처럼은 전혀 안보인다. 마음속으로는 이곳을 어찌 빠져나갈까 필사적으로 궁리하고 있는게 훤히 보인다.

아마 마도사라고 반명된 소라와 분명하게 분위기가 다른 아이라를 피해 지금부터 달려오는 외견은 그저 소녀로만 보이는 마리나를 인질로 삼으려고 생각한 거겠지.

하지만 덥수룩 두목의 의도는 멋지게 무너지게 되었다.

검을 어깨에 진 마리나가 꾹 힘을 모으기 위해 다리와 허리를 가라앉이는 건가하고 생각했지만 다음 순간 지면이 함몰하는 듯한 폭음이 터지며 단숨에 상대와의 거리를 좁혔다.

"뭐, 어~~!?"

경악하며 경직한 덥수룩 수염. 그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한순간에 벌어진 일… 그야말로 순간이동같이 보였겠지. 눈깜빡할 사이에 적의 품으로 파고든 마리나와 덥수룩 두목의 시선이 지근거리에서 맞는다. 마리나가 가련하게 미소짓자 두목은 안다까울 정도로 얼굴을 찡그렸다.

"으우아오오오!!" 그래도 재빨리 도끼를 휘두른 두목이었지만 그것보다도 빠르게 마리나가 검을 살짝 들어 튕겨냈다. 빙글빙글 멀리 날라가는 도끼.

그것을 망연자실하게 눈으로 쫓던 덥수룩 두목이었지만 마리나가 검자루로 명치를 패서 얼마안가 기절한다. 이렇게 승부가 시작되어 1분도 지나지않아 도적단은 전멸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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