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마법사/1장: 마법사와 온천마을/02화

마도, 그것은 문자 그대로 마를 이끄는 능력을 말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마력을 다루는 기술이다.

마력이란 사람만이 아니라 세상 온갖 생물이나 식물 극히 미량이지만 길가에 있는 조약도에도 있다. 그야말로 이 세계를 구성하는 삼라만상을 형태를 이루는 중요한 에너지이며 생명력이라고 달리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마력이 완전히 고갈되면 생물은 죽지만 생존본능으로서 무의식적으로 리미트가 걸려있기 때문에 설령 본인이 마력을 다 사용했다고 생각해도 정말로 죽어버리는 경우 우선 없지만.

이야기를 돌려 마도에 대해서 말하지만 애초 시작은 3천년보다 옛적을 거슬러 어느 소수민족이 개발했다고 전해진다. 그들은 원래 마력을 특출나게 잘 감지하는 민족이었지만 그건 세계와 동조하는 기술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며 동시에 그 신기한 에너기가 자신들을 포함한 세계를 순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시공이란 개념조차 없는 세계를 순환하는 거대한 물결. 그것을 그들은 '위대한 흐름'이라 부르며 어떤 의미로 당연한 결과로 그들은 마력을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개인차는 있다하여 훈련의 결과로 세계과 동조했을 때 방출된 마력을 인식하여 다룰 수 있다는 걸 아는 그들은, 어떤 경위인지는 해명되어 있지 않지만, 그 마력을 사용하여 문양을 그려 자연의 힘을 구현화하는 술을 찾아냈다. 이건 이후 인류의 역사에 크고 다양한 영향을 주는 사건이었다.

그들이 발견한 문양은 현재에서는 마법문이라 불려 신비한 힘을 발휘하는 세계규칙의 설계서이며 그것을 구사하는 것으로 4대원소인 불, 바람, 흙, 물에서 시작하는 힘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기에 마도란, 세계라는 시스템에 액세스동조하여 마력을 이용하여 마도문이라는 프로그램을 입력하여 자신의 의사와 이미지에 따라 출력하는 것, 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도라는 힘을 손에 넣은 그들은 당초에는 생활의 수단으로서 혹은 자신들의 몸을 지키기 위해 사용했지만 이윽고 그 중에서 야망을 가진 자들이 출현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었겠지.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하는 마도를 무기로서 이용하여 차례차례대로 다른 민족을 제압하여 지배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샌가 작은 일부 민족이었던 그들은 거대한 국가를 형성하게 되어 전세계를 통일하기 까지 이르렀다. 이것이 후일에 말하는 고대마법제국이다. 이 거대국은 긴 시간 동안 조금씩 마도를 개발, 발전시켜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해가며 영광을 이륙한 그들의 통치는 천년 이상이나 계속되었다고 전해진다.

그 후, 마법제국은 멸망하고 마도사에게 있어 긴 수난의 시대가 이어졌지만 결코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힘이 사라지는 일은 없고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

마도와 마도기술은 사람의 생활과 떨어트릴 수 없는 것이 되었고 한 때는 저하된 마도사의 지위도 크게 향상되어 때에 따라서는 국가 운명 또한 좌우할 정도가 되었다.

※※※

"오브윽!?"

기묘한 비명이 울리며 쓰러지는 덥수룩한 두목을 바라며서 소라는,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라이트닝전격으로 전신이 그을린 상태인 도적들이 여기 저기에 쓰러져 있지만 그대로 둘 수도 없다. 잠시있으면 의식이 돌아올 터이다.

거기다 이런 무리는 가능한한 퇴치하여 국가의 치안조직에 넘기는게 모험자의 의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녀석들을 묶을 만한 것도 없고…… 어쩔까? 아이라"

소라가 묻자 빨간 머리카락의 소녀는 잠시 고민하다,

"그렇네요. 온천 마을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입니다. 제가 지금부터 달려서 경비대에 알리러 가도 괜찮겠습니다만 아가님들의 옆을 떨어질 수는 없고 그렇다 해서 아가님들에게 그런 일은 시킬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차라리 이 남자들의 손발의 힘줄을 잘라 움직일 수 없게 두고나서 셋이서 마을에 가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나서 경비대한테 여기에 오라고 하면 좋을 것같습니다."

꽤나 진지한 눈으로 제안하는 아이라.

아무리 그래도 도적들이 너무 애처롭다고 소라가 살짝 꺼려하자 덥수룩 두목을 쓰러트리고 통쾌해진 마리나가 돌아왔다.

"내가 혼자 달려와도 괜찮아. 바로 숨을 나갈 수 있고 그리고 나서 탁트인 평지가 이어지니까 위험하지 않아. 내가 돌아올 때까지 눈 뜨는 놈이 나와도 그때에 언니가 라이트닝전격을 흘려서 기절시키면 될테고"

라며 양쪽 다 무서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기에 소라는 숨을 뱉으며 자기가 불러 오겠다고 생각했다.

'잘 생각하니 고민할 필요 따위는 없었는데'

이 멤버 중에서 자신이 마도를 사용하여 가장 빨리 이동할 수 있다. 아마 1분도 걸리지 않을테고 마리나랑 아이라에게 도적을 감시하라 시키면 된다.

소라가 그렇게 지시를 두사람에게 전하려 하자,

"응…?"

앞으로 가는 앞에 거리에 있는 방향에서 누군가가 길을 따라 달리는 기척이 느껴졌다.

"누가 오는 것같네"

마리나도 눈치채고 아이라가 경계하듯이 앞으로 나왔다.

"소라 아가님, 몇 명인지 알시겠습니까?"
"우선 한 명이 이쪽으로 달려 오고 있어. 그 뒤에 살짝 뒤쳐진 12명 이상이 따라오는 것같아"

도적보다 수가 많지만 발걸음이나 톨솔돈 움직임으로 봐선 일반인이 아닌 것같았다. 명백하게 전투훈련을 받는 자들이라고 짐작한다.

"어쩌면 이 사람들의 동료가 응원하러 오는 걸까?"
"모르겠지만…… 이 이상 귀찮아지는 건 사양하고 싶어"

지면에 쓰러져 경련하는 텁수룩 두목을 가리키는 여동생에게 소라는 살짝 얼굴을 찡그린다. 셋이서 우뚝 서있는 채 가도의 끝을 주목하고 있자 누군가가 맹렬한 기세로 달려 오는 게 보였다. 혼자만 돌출했던 인물이겠지. 아직 젊은 남성같다.

그 청년은 쌔액쌔액 거친 숨을 쉬면서 소라 일행이 있는 곳까지 달려 오고는 주변을 둘러보고 망연자실해 했다.

"이, 이건 도대체……?"

청년은 잠시 동안 정신을 놓았지만 다음에 소라 일행을 향해 이야기를 걸었다.

"어, 저기, 상처는 없습니까? 저는 호슬링 경비대 제 5분대에 소속된 랄프 마이야즈라는 자입니다."

예의 바르게 자기를 소개하는 성실해 보이는 청년. 경비대 제복의 위에 에레미아의 문장이 들어간 갑옷을 입고 있다. 아마 아이라와 그다지 차이 안나는 연령이겠지.

소라가 슬쩍 관찰하고 있자 랄프는 곤란한 듯이 잎을 열었다.

"저기… 이 도적들은 어찌 된겁니까? 설마 당신들이 쓰렸트린 것은 아니겠죠?"
"응? 그런데?"

마리나가 태연하게 말하자 랄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 예에!? 아니, 하지만…… 에엑!?"

혼란스러워 하며 우리와 쓰러진 도적들을 번갈아 보는 랄프를 보고 뭐어 그러겠지, 같은 생각을 하며 소라는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우리는 이래뵈도 모험자입니다. 거기다 마도를 살짝 다룰 수 있으니까요"
"과, 과연, 그랬습니까? 그렇다면 그을려 있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그래서 랄프씨는 어째서 여기에 온 건가요? 마을에서 떨어져 있기에 소동을 듣고 온 것도 아닌 것같습니다만"
"아~ 그건 방금 전 마을에 도착한 분들에게 도적들의 모습을 찾았다고 통보가 있었습니다. 그것과 숲 속에 있는 가도를 세 명으로 이루어진 조가 통행하고 있다는 것도 가르쳐 줬기 때문에 서둘러 달려왔습니다."

그런 랄프의 설명으로 소라는 수긍이 갔다. 숲으로 들어오기 전에 있던 분기점에서 마차 한 대가 스쳤다만 그들이 걱정이 되어서 경비대에게 알려준 것이겠지.

"그런 것이었군요. 그건 수고하셨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을 어찌할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대로 넘겨도 될까요?"
"아, 예! 물론입니다! 조금 더 있으면 본대도 도착하니까요!"

아무래도 긴장하여 몸이 굳어져 답하는 랄프. 도적들을 일소할 정도의 실력을 지닌 마도를 구사하니까 소라 일행이 상류 계급과 연결된 사람들이라고 알아차렸을 지도 모른다. 마도는 이 세계에서 최강의 무력이며 사람들의 생활에서 떨어지지 않는 기술이기에 마도사가 권력이나 부를 얻는 것은 당연하고 에레미아는 그 방면에서 특히 강한 나라이기도 하니까. 소라가 무료해 보이는 랄프와 마주하자 겨우 후속부대가 모습을 나타냈다.

도착한 약 20여명의 경비대원들은 역시 처음에는 아연실색했지만 랄프의 설명을 듣고 일단 이해한 듯했지만 바로 그를 책망했다. 아마 혼자 앞을 질주하여 달려온 것같다.

'척후라고 보기엔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그렇다면 혼나는 게 당연하다고 소라가 어이없어하자,

"어이어이, 너흰 어째서 깔끔하게 이해한 거야 이녀석들이 모험자라는 증거는 있는 거야?"

당연히 한 경비대원이 앞에 나와서 큰 소리로 트집잡으려 왔다. 제복을 착용한 쓸데없이 눈매가 매서운 20살 전후인 남성으로 거기다 불량스런 분위기를 뿜는다.

"그녀들이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런 것같지는 않은데"

랄프가 소극적으로 반론하자 잭이라고 불린 경비대원은 콧웃음을 쳤다.

"저기 말야, 신인. 바보같이 정직하게 이녀석들의 자기 소개를 믿어서는 어쩔 꺼야. 그렇게 해서 잘도 경비대원을 할 수있겠어?"

그런 말에서 랄프는 살짝 퉁명스뤘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잇었다.

"애초에 여자애 세명이서 무장한 도적들을 쓰러트렸다고 말해도 믿을 수 있겠냐. 의외로 색기로 홀리고 그 틈새에 위험한 약이라도 써서 기절시킨 게 아닐까? 어때?"

놀리는 듯한 웃음을 띄우며 동료들을 부르는 잭을 보고 소라는 확신했다. 이 남자는 명백하게 트집을 잡으러 왔다는 걸. 이 상황을 제대로 관찰하면 그럴 리가 없다는 건 아이라도 알 것이다. 무엇이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별 것도 아닌 거겠지.

역시 다른 경비대원들은 그 말에 동조하지 않고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짓도 서로 바라보며 보다 못한 한 사람이 잭에게 주의를 주려했지만 매서운 눈매로 노려보자 경국 주볏주볏 뒤로 물러났다.

소라는 그 모습을 보고 어쩌다 보니 그들의 역학관계를 알아차렸다. 이 잭이라는 남자는 경비대원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태도가 나브지만 그 나름대로 수완을 지닌 것같다. 적어도 이 중에서는 가장 수완이 좋겠지. 평소부터 제멋대로 행동하는 게 간단하게 상상이 되고 어느 세계든 목소리와 태도가 당당한 녀석이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이다.

"거기다 요 정도로 도적들을 쓰러트렸다면 그건 그걸로 위험인물이겠지만 그런 녀석들을 그대로 마을에 들일 수는 없겠지. 뭐 틀린 말있냐? 아앙!?"

노성을 지르며 동료들을 침묵시킨 잭은 다시 콧웃음을 치며,

"너희는 도적들을 체포해. 나는 이녀석들을 천천히 조사할 테니까"

라며 헤실헤실 웃으며 소라 일행에게 향했다.

'이 녀석'

그 엄큼한 생각으로 가득찬 말에 소라는 후드의 그림자에서 잭을 노려다 보며 마리나도 "개새끼!"라며 분개하고 아이라도 분노가 터질 듯 허리춤에 있는 쌍검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지방 사람과 분쟁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다. 소라는 한 번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서 마리나와 아이라를 달래며 잭을 향해 바라봤다.

"즉 그러니까 신분을 제대로 밝히면 되는 거겠죠. 그렇다면 나라에서 발행하는 신분증명서를 보이겠습니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모험자 여권도 함께 제출하겠습니다. 그러면 불만은 없겠죠."

의연한 말투로 소라는 말한다. 어느 이유에서 모험자 여권따위는 그다지 보이고 싶지 않았던 거지만 어쩔수 없다고 결심했다. 어쨌든 마을에 들어갈 때 신분증명서를 제시해야 하지만 소라 일행이 사용할 것은 상류계급에 속한 사람등이 사용하는 특별제였다. 즉 나라가 신분을 보증하지만 세세히 파고들려 하지마라는 국내에서만 쓸 수 있지만 미행하기에 최적인 아이템이기에 본래는 이것을 사용할 터였다.

잭은 소라의 말끔한 태도에 살짝 머슥해 하는 것같지만 바로 여기를 위압하려는 듯이 내려다 본다.

"그걸로 납득할 거라고 생각한 거냐? 그런 증명서는 위조가 가능하다고. 너희같은 꼬맹이는 모를 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끈질기게 트집을 잡으려고 한다고 소라는 진절났다. 위조는 가능할 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할 정도로 쉬운 것도 않겠지만.

"거기다 말이다. 너희같은 후드를 뒤집어 쓰고 얼굴을 숨기는 녀석들 수상한 것도 정도가 있잖아"
"무……"

잭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소라.

'하아…… 할 수 없지'

소라가 마지못해 후드를 벗자 주위가 크게 소란으로 가득찼다.

경비대의 남성들은 그야말로 혼이 빠져나간 듯이 정신이 팔려 소라를 바라봤다. 호흡하는 것도 잊은 것은 아니냐고 생각할 정도다.

사뿐하게 흘러나오는 극상의 비단같이 기다란 백발. 맑은 하늘의 푸른 하늘 같이 투명한 푸른 눈동자. 그리고 선녀같은 완벽한 용모. 그야말로 좀처럼 볼 수 없을 정도로 신비한 미소녀였기 때문이다.

'이러니까 싫었는데'

소라는 마음 속으로 한숨을 쉰다. 딱히 자의식 과잉이 아니라 자신의 외견이 쓸데없이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끈다는 것정도는 이해하고 있다. 여하튼 맨얼굴을 여러 사람들이 보는 마을을 걷고 있으면 남녀노소할 것 없이 놀란 얼굴로 응시한다. 지금은 이제 포기한 경지에 이르렀고 익숙해 졌지만.

'딱히 익숙해 지고 싶지는 않았지만'

소라는 마음속으로 후,후훗, 자학적인 웃음을 지으면 허리에 있는 주머리 안에서 증명서와 모험자 여권을 꺼내 보였다.

"경비 사람이 좀처럼 확인도 하지않고 사람을 수상하다고 취급하는 것은 무슨 자세인지 의문이 듭니다만"

잭은 압도당한 듯이 소라를 보고 있었지만 뭔가 답하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거기서

"소라야, 거기까지 할 필요는 없단다."

결코 크지 않지만 잘 울리는 여성의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왔다.

"어…?"

들어본 적있는 그 목소리에 소라가 가볍게 놀라 등 뒤로 바라보니 어느샌가 새롭게 남녀 그룹이 여기를 향해 걸어 오는 게 보였다. 선두를 걷는 사람은 힘있는 웃음을 띄운 50세가 넘어 보이는 여성으로 아버지인 토마스를 닮은 밝은 갈색 머리카락을 뒤로 묶어 내린 외모로 알 수 있는 연령 치고는 제대로된 걸음걸이로 다가온다. 그 등 뒤에는 경비대원 제복을 입은 안경을 쓴 중년 남성이 있었다.

"클로에 할머니!!"

마리나의 얼굴이 확 밝아지며 여성에게 기운차게 껴안는다.

그렇다. 그녀는 호슬링 마을에 가는 소라 자매에게 있어서 아버지쪽 할머니인 여성이었다. 얼굴 생김새가 토마스을 닮은 건 그런 것이겠지.

"마리나는 여전히 기운차구나. 또 장난만 잔뜩 쳐서 소라나 다른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든 건 아니니?"
"할머니 너무해요! 최근에는 그렇게까지 안했어요. 자도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마리나를 껴안은 클로에가 금발을 구깃구깃하게 다정하게 돌리자 여동생이 토라지 듯 볼을 부풀렸다.

"하하하. 뭐어 너는 이정도가 딱 좋지만"

클로에는 미소짓고 소라를 향해 바라봤다.

"소라도 오랫만이네. 소라도 건강해 보여 다행이야. 거기다 한 층 더 예뻐졌네"
"할머님, 건강해 보이셔서 다행입니다."

소라도 할머니 앞까지 걸어가 가볍게 인사했다. 마지막 칭찬은 솔직히 기쁘지 않지만.

"클로에 할머님이야 말로 건강하신 듯해서 안심했습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걱정을 끼쳤네. 뭐 살짝 발을 접질린 것뿐이야. 이제 거의 다 나았어"

문제없다는 듯이 웃어 보이는 클로에를 보고 소라는 마음을 놓았다. 이번에 호슬링 마을을 방문하는 목적 중 하나가 할머니의 용태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수일 전에 클로에가 마을 가까이에 있는 산으로 산채(=야채)를 채집하던 중에 상처를 입었다고 편지를 보내어 알고 걱정했다.

"그래서 이 사람이 호위인 아이라씨네. 언제나 손자들이 폐를 끼치는 구나. 감사 인사를 해야겠어"

클로에가 소라의 등 뒤에서 대기하던 아이라에게 말을 걸자 빨간 머리카락의 소녀는 한 걸음 앞에 나와 단정하게 인사를 했다.

"클로에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아이라라고 불러주셔도 괜찮습니다. 거기다 감사인사를 받을 일이 아닙니다. 자신이 바라여 하는 일이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 말을 듣고 클로에는 호감을 지닌 웃음을 띄웠다.

"아하하, 그런가. 나도 너같은 사람이 호위여서 안심했어. 앞으로도 손자들을 잘 부탁하네"
"예, 맡겨 주십시요"

아이라도 웃음을 띄우고 그렇게 말했다.

소라 일행이 한 바퀴 쭉 인사를 끝내자 클로에는 같이 온 앞머리가 듬성듬성한 남성을 향했다.

"크렉 대장 이 아이들은 내 손녀들과 그 호위다. 아무런 문제 없지?"
"물, 물론입니다! 저희야 말로 민폐를 끼친 듯합니다!"

땀을 닦으며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는 크렉이라 불린 중년남성을 바라보며 소라는 쩔쩔매는 아저씨가 대장일 줄은 몰랐다며 가볍게 놀랐다. 터놓고 말해서 사무로 계산기를 두들기는게 훨씬 어울린다.

소라가 실례되는 감상을 품고 있자 크렉은 불쾌한 듯 우뚝 서있는 잭에게 따졌다.

"잭군! 네도 제대로 아가님들에게 사과하지 않는가!"
"칫……"

크렉이 주의하지만 잭은 혀를 차고 엉뚱한 방향을 바라볼 뿐이었다. 외견처럼 정말로 불량이다. 어쨰서 이런 게 경비대원을 하고 있는 건지 소라는 어이없지만 점점 미안해하는 크렉이 더욱 입을 열려 했지만,

"아악!?"

소라 일행의 등 뒤에서 외친 랄프의 엉뚱한 큰 소리에 쏙 집어넣어졌다.

소라가 뒤돌아보자 랄프는 어째선지 경악스런 표정으로 굳어지고 정신없이 도적들을 포승줄로 포박하는 작업을 시작하던 경비대원들도 깜짝 놀랐다.

"크, 클로에씨의 손자인 소라와 마리나라니!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이야!? 2년전 테러 사건을 해결했다고 하는"
"그러고 보니 클로에씨의 아들이 장가갔다고 했던가. 완전히 까먹었어"
"우와아!! 나 완전 팬인데!! 어째서 바로 눈치채지 못한 거지!!"
"난 오르시온에서 구입한 그림을 방에 장식했다고!!"

왁자지껄 시끄러워진 남자들을 소라는 결국 이렇게 되냐고 체념한 모습으로 바라봤다. 뭔가 마지막에 흘려 들을 수 없는 말을 한 사람도 있는 느낌도 들지만. 요컨데 소라 자매는 여러 이유로 이름이 알려져 있기에 편리한 신분증을 사용해 온 것이다.

"소라야 포기하렴. 슬쩍 마을에 들어도 너희 자매는 어찌되었든 눈에 띄니까. 들키는 건 시간의 문제지. 마을에 있는 중에 계속 슬금슬금 다니며 지낼 생각이었니?"
"그렇네요……"

통통 달래 듯 머리를 두드리는 클로에에게 소라는 푹 소개를 숙였다.

마리나는 원래부터 신경 쓰는 타입이 아니라 지금도 태연한 얼굴로, 그보다 즐기는 듯이 그들을 보고 아이라는 '너희에게 응시되며 아가님들이 더러워져!!'라는 듯이 소라 자매의 눈 앞에서 가로 서서 위협하고 있다.

"무어, 그건 그렇고 이런 데서 언제까지 서서 이야기할 것도 아니니. 집에 가지 않겠니? 점심식사도 준비해 뒀단다"
"정말요!? 안그래도 마침 배고팠는데 말이죠!"

클로에의 말에 마리나의 기분이 빠르게 상승하여 바로 로브의 소매를 휘두르며 걷기 시작했다. 여전히 먹보인 여동생이다.

"그럼 우린 그만 가겠소, 크렉 대장. 그리고 너희도 적당히 하고 바보처럼 소란떨지 말고 일해!!"

클로에의 일갈에 대장을 포함한 경비대원이 '예, 예스 멤!!"이라고 척추가 곧게 펴고 아주 정중하게 인사했다고 싶더니 서둘러서 작업으로 돌아가고, 그 호랑이 중사에게 혼난 신병같은 광경에 소라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러고 보니 할머님은 경비대 훈련교관을 맡으셨던가요?"
"임시일 뿐이였지만. 경비대원은 거의 마을에서 나가는 일이 없으니까 전 모험자인 내가 괴물의 지식이나 대처법같은 것을 가끔 가르쳤어"

클로에는 개미가 뿔뿔이 흩어지는 다른데로 가는 경비대원을 '저런저런'이라는 듯 보내고 소라와 아이라를 재촉하 듯 걷기 시작했다.

"이제 슬슬 집 사람들도 기다리가 지쳐있겠지. 마리나도 참는데 한계인 것같네"

소라 일행이 전방을 보자 마리나가 가도의 아득히 끝에서 서두르는 듯이 손을 흔들며 부르자 세 명은 얼굴을 마주보고 함께 웃었다.

소라도 여동생을 쫓아 발을 딛기 시작했지만 문뜻 뒤에서 찌르는 듯한 시선을 느껴 뒤를 돌아 봤다. 그러자 거기에는 감정을 전혀 감추지 않는 무기질한 눈동자로 여기를 보는 잭의 모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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