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마법사/서장: 하늘색 마법사의 시작/2화

다메즈마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1월 28일 (월) 08:04 판

"…………읏…………윽"

졸고 있던 나를 누군가에게 불른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라앉아 있던 의식이 천천히 부상해 가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머리에 안개가 걸려 있는 것 같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

……난 누구고 뭘하고 있었더라? 분명 누군가와 외출했던것같은...…

그렇게 멍하니 생각했을 때,

--!?

나는 서서히 각성했던 것이다.

서서히 회복되는 의식 속에서 수많은 기억이 터지 듯 떠오른다. 나의 이름, 지금까지의 인생, 친한 인간들. 그리고 기억이 끊기기 직전 사건을.

……맞다. 우리는 사고를 당했어.

여동생과 물건을 사러 가는 중에 친구와 딱 마주친 후 트럭이 들이박았다.

앞으로 다가오는 트럭과 유우의 손 감촉, 시로의 함성 등이 단편적으로 되살아나는데 기억나는 것은 거기까지다.그 후 우리가 어떻게 된 걸까.

……그러고보니, 나는 살고 있는가?

나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의식이 있다는 것은 죽지 않았다는 뜻일까. 대형 트럭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을 수 있다면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주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둠이 펼쳐져 있을 뿐이다.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설마…… 여기가 저승인 건 아니겠지.

그런 아무 것도 없는 세계따위 너무 싫으면 겁이 나지만 반사적으로 내가 몸에 힘을 주면 잔잔한 반응이 있었다.아무래도 눈을 감고 있던 것같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안 보여서 당연하다.

나는 안도했다.

다시금 의식을 집중시키자, 나의 몸이 부드러운 물건에 싸여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 이것은 이불과 침대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병원에라도 들렀다는 뜻일 것이다. 아마.

솔직히 꽤 불안하지만, 상황을 확인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나는 눈을 뜨기로 했다.

……윽 쓸데없이 눈꺼풀이 무겁워…

내가 힘들게 눈을 천천히 뜨고 보니 그곳에는 본 적 없는 새하얀 천장이 보였다.

"……………"

잠시 동안, 이런 상황에서 입에 담게 되는 유명한 대사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천장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부끄러워지자 나는 다른 것을 보기로 했다.

몸이 잘 움직이지 않기에 눈만 이동시켜 주위를 확인한다.

먼저 내가 눈에 들어온 것은 나무 울타리같은 거였다. 일정한 간격으로 나를 에워싸듯이 배치되어 있다. 왠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지만 착각일까 하고 나는 의아해 했다.

게다가 천장이라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고, 그것은 새하얀 덮개였다. 가장자리에 고급스러운 커튼이 달려 있다. 아무래도 침대 덮개같다.

……이건 뭐야? 난 이런 비싼 침대에 누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닌데…… 예상 외의 광경에 나는 당황하지만, 어쨌든 다른 장소도 확인해 보려고 시선을 밑으로 옮긴다. 그러자 자신의 몸에 걸린 담요와 창문 윗부분이 보였다. 왠지 귀여운 이불에 창가에서는 부드러운 햇살이 스며들고 있다.밖에는 자연에서 보이는 초록이라고 생각하는 색이 보인다.

 ……어디야, 여기? 병원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