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마법사/서장: 하늘색 마법사의 시작/2화

다메즈마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1월 28일 (월) 08:16 판

"…………읏…………윽"

졸고 있던 나를 누군가에게 불른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라앉아 있던 의식이 천천히 부상해 가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머리에 안개가 걸려 있는 것 같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

……난 누구고 뭘하고 있었더라? 분명 누군가와 외출했던것같은...…

그렇게 멍하니 생각했을 때,

--!?

나는 서서히 각성했던 것이다.

서서히 회복되는 의식 속에서 수많은 기억이 터지 듯 떠오른다. 나의 이름, 지금까지의 인생, 친한 인간들. 그리고 기억이 끊기기 직전 사건을.

……맞다. 우리는 사고를 당했어.

여동생과 물건을 사러 가는 중에 친구와 딱 마주친 후 트럭이 들이박았다.

앞으로 다가오는 트럭과 유우의 손 감촉, 시로의 함성 등이 단편적으로 되살아나는데 기억나는 것은 거기까지다.그 후 우리가 어떻게 된 걸까.

……그러고보니, 나는 살고 있는가?

나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의식이 있다는 것은 죽지 않았다는 뜻일까. 대형 트럭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을 수 있다면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주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둠이 펼쳐져 있을 뿐이다.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설마…… 여기가 저승인 건 아니겠지.

그런 아무 것도 없는 세계따위 너무 싫으면 겁이 나지만 반사적으로 내가 몸에 힘을 주면 잔잔한 반응이 있었다.아무래도 눈을 감고 있던 것같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안 보여서 당연하다.

나는 안도했다.

다시금 의식을 집중시키자, 나의 몸이 부드러운 물건에 싸여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 이것은 이불과 침대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병원에라도 들렀다는 뜻일 것이다. 아마.

솔직히 꽤 불안하지만, 상황을 확인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나는 눈을 뜨기로 했다.

……윽 쓸데없이 눈꺼풀이 무겁워…

내가 힘들게 눈을 천천히 뜨고 보니 그곳에는 본 적 없는 새하얀 천장이 보였다.

"……………"

잠시 동안, 이런 상황에서 입에 담게 되는 유명한 대사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천장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부끄러워지자 나는 다른 것을 보기로 했다.

몸이 잘 움직이지 않기에 눈만 이동시켜 주위를 확인한다.

먼저 내가 눈에 들어온 것은 나무 울타리같은 거였다. 일정한 간격으로 나를 에워싸듯이 배치되어 있다. 왠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지만 착각일까 하고 나는 의아해 했다.

게다가 천장이라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고, 그것은 새하얀 덮개였다. 가장자리에 고급스러운 커튼이 달려 있다. 아무래도 침대 덮개같다.

……이건 뭐야? 난 이런 비싼 침대에 누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닌데…… 예상 외의 광경에 나는 당황하지만, 어쨌든 다른 장소도 확인해 보려고 시선을 밑으로 옮긴다. 그러자 자신의 몸에 걸린 담요와 창문 윗부분이 보였다. 왠지 귀여운 이불에 창가에서는 부드러운 햇살이 스며들고 있다.밖에는 자연에서 보이는 초록이라고 생각하는 색이 보인다.

 ……어디야, 여기? 병원이 아닌가?

내가 창문을 바라보면서도 어째선지 모를 위화감을 느끼고 있던 때였다.


"--어머?"


바로 옆에서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아무래도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내가 상황을 들으려고 애쓰며 고개를 움직이려고 했지만, 그보다도 일찍 여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누, 누구야?

하지만 그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마자 나는 눈을 깜빡이지 못하고 굳어버린다.

왜냐하면, 그 여자는 금발 벽안의 향긋한 미인이었으니까.

나도 모르게 몸이 굳어버렸다.

여성은 다정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지만, 물론 나는 본 적도 없고 간호사로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나는 여성을 관찰해 본다. 등까지 쭉 뻗은 푹신푹신한 금발에, 투명한 눈동자, 그리고 품위있는 비단옷을 입고 있다. 나이는 20세 전후이겠지.

"후후, 일어난 것 같네. 왜 그럴까용? 그렇게 놀란 얼굴을 할까."

자애의 미소를 띠고 말을 걸어오는 여자에게 나는 무심코 반해버렸지만 곧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왜 아기말이야?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확실히 살짝 동안이고, 근처의 아줌마들도 "소라야군은 여전히 귀엽네"같은 전혀 기쁘지 않은 말을 하지만, 고교생이 되어서까지 아이 취급받을 이유는 없다.

그러자 그 미인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어머, 맘마 얼굴을 까먹었나용?"

……네,네? 맘,맘마아?

잘못 들었나 하고 내 귀를 의심하지만, 여자는 결국 내 머리 아래과 엉덩이 아래에 손을 집어넣어 그대로 껴안았다. 그리고 팔로 등을 감아 단단히 고정시킨다.

나는 가느다랗고 키도 평균보다는 약간 작다고 하지만 몸무게는 50kg 가까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이 여성은 시원스레 들어 보인 것이다. '얼마나 힘이 센 거야'하고 아연실색하지만, 이렇게 드는 방법에는 어딘지 본 기억이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건 분명히 동생이 태어났을 때 어머니께 배운 것 같다……

내가 지독하게 싫은 예감을 느끼자 안고 있는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 눈동자에 비치고 있는 것은

아기였다.

아무리 봐도, 몇 번을 봐도 갓 태어난 아기였다.

그 아기는 새하얀 머리와 여성의 그것과 비슷한 파란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고, 멍한 표정으로 이쪽을 되돌아보고 있었다.

잠시 동안, 나는 그 갓난아기와 마주본다.

"…………"

내가 눈꺼풀을 깜빡깜빡 움직였더니 아기도 눈을 떴다. 내가 쥐고 있던 손을 힘겹게 벌리자, 그 아기도 어색하게 작은 손을 열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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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부브아유아다메즈마 (토론) 2019년 1월 28일 (월) 08:16 (UTC)!?(이게 뭐야아아아아아아아다메즈마 (토론)!?)"

나도 모르게 아기 말로 절규하는 나.

"어머어머! 기운차네~"

……아니, 그 반응은 이상하잖아… 

순간적으로 원기 느긋한 느낌을 주는 여성에게 나는 딴쭉을 걸며 정신을 잃은 것이었다.